[아마존/통신/네트워크/음성통화/Whispernet] 아마존은 통신 사업에도 진출할까?


ICT 산업의 가치사슬은 CPND로 이야기됩니다.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로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많은 업체들이 CPND 중 하나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키우고 다른 영역은 직접 진출보다는 협력하는 방식을 택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부 거대 기업을 중심으로 가치사슬 내의 사업영역이 붕되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구글은 CPND 모든 영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는 이미 Project Fi라는 MVNO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페이스북 역시 플랫폼을 넘어 이제는 콘텐츠와 네트워크 영역으로 확대 중입니다. 오리지널 동영상 콘텐츠를 만든다는 소식이 막 나왔고, 네트워크 쪽에서는 무료 WiFi는 물론 인공위성이나 열기구, 드론 등을 활용한 무료 또는 저가 통신 서비스를 추진 중입니다. 이통사들과 협력해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를 개발하는 'TIP' 프로젝트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약한 것은 단말 부분인데, 오큘러스를 통해 발을 담갔다고는 하지만 최근 소식을 들어보면 좀 암울한 측면은 있습니다.

애플도 마찬가지이지요. 물론 애플은 네트워크 사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이 MVNO 사업을 할 것이라는 루머는 심심하면 한번씩 등장하는 단골 메뉴입니다.

그렇다면 아마존은 어떨까요? 아마존도 뭔가 하고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아마존은 이미 통신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역사도 오래되었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 글을 써볼까 합니다.

아마존은 이미 MVNO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위스퍼넷(Whispernet)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오늘 제가 쓰는 글의 상당 부분을 이미 알고 계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이북(North Korea가 아닌 eBook) 단말인 킨들을 출시하면서 위스퍼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킨들 단말에서 이북을 선택하고 다운로드 할 때 와이파이 접속이 아닌 상태에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네트워크는 이통사들이 제공합니다. 초기에는 2G, 나중에는 3G를 이용했는데, LTE를 이용하는지는 확인 못했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의 수 많은 국가에서도 셀룰러 통신을 통해 킨들에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킨들이 판매되지 않은 국내에서도 서비스가 제공된 것으로 나왔었습니다. (과거형으로 쓴 이유는 현재도 제공하는지 파악하지 못해서... 협력 이통사도 어디인지 알 수가 없네요)

2010년 기준 위스퍼넷의 글로벌 커버리지는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그림에는 유럽/아시아/아프리카/호주가 나와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북미 지역 지도도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와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출처: http://theroadforks.com/gear/kindle_for_travelers

이는 아마존이 일종의 MVNO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MVNO(알뜰폰)과는 많은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그럼 무엇이 다를까요?

1. 가입절차가 필요없다. 
일반적인 MVNO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그러하듯 가입 절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위스퍼넷은 별도의 가입절차가 필요 없습니다. 킨들을 사고 아마존 계정을 등록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입절차가 없기 때문에 별도의 해지 프로세스도 없습니다.

2. 무료로 이용한다.
위스퍼넷을 통한 이북 다운로드는 무료입니다. 책만 산다면 별도의 통신비 없이 다운로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책값에 통신비가 포함된다고 볼 수는 있겠지요.

3. 고객은 통신업체가 누구인지 알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MVNO에 가입할 때 알아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누가 제공하는 MVNO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고, 어떤 이통사가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인가. 망을 제공하는 업체가 어떤 업체인지 알아야 원활한 통신이 가능한지 알 수 있습니다.
위스퍼넷은 이런걸 알 필요가 없습니다. 위스퍼넷은 초기에는 Sprint가 CDMA망을 제공했었는데, 나중에 AT&T가 3G 네트워크인 GSM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고객이 이런 것을 알 이유도 알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오직 아마존을 통해서 뭔가 제공받는다..하는 것만 알 수 있습니다.

위스퍼넷이 의미를 지니는 것은 콘텐츠에 통신비를 녹여놓았다는 것입니다. 즉, 통신이 목적이 아닌 통신업체라는 의미를 지니는 것이며, 이는 최근 들어서 구글(무료는 아닙니다)이나 페이스북이 시도하는 것을 이미 2010년 이전부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음악이나 동영상 이용 시 데이터 트래픽에 과금하지 않는 제로레이팅(zero-rat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아마존이 이를 적극 활용한 이통사로 볼 수도 있습니다.

아마존은 겉으로는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미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아마존이 무선 통신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3년 위성통신 사업자인 Globalstar가 보유한 주파수를 활용해 무선 네트워크를 테스트하고 있음이 알려진 바 있으며, 지난 2017년 1월에도 FCC에 새로운 무선 기술의 테스트에 대한 승인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Amazon Is Said to Have Tested a Wireless Network

관련기사: Amazon is seeking FCC permission to conduct wireless technology tests

업계에서는 배송용 드론을 통제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내부 용도로 쓴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일반 고객이나 물류업체 등 기업에게 공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AWS 자체도 시작은 남아도는 자체 인프라의 개방이었습니다. 어떤 애널리스트는 미국 3위 이통사인 T-Mobile과 위성방송사 Dish, 그리고 아마존이 힘을 합쳐 뭔가 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Analyst Predicts Dish, T-Mobile & Amazon Super Union


심지어 아마존이 이동통신 서비스가 아닌 유선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지난 2016년 10월에 나온 루머인데, 아마존이 유럽에서 자체적인 ISP 사업을 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MVNO와 마찬가지로 유선 네트워크도 재판매의 의무화 또는 이를 허용하는 국가들이 있는데, 아마존이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직접 서비스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입니다. 이게 사실이아면 아마존은 구글이 광케이블 사업을 하는 것처럼 자체 브로드밴드와 OTT, 그리고 실시간TV를 묶은 결합상품을 제공하려 할 것입니다. (다만, 구글이 미국에서 하고 있는 Google Fiber는 예상과 달리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사업도 정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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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겠지요. 아마존이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유선 또는 무선 네트워크 서비스를 평가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음성통화는 아마존이 제공할 유력 통신 서비스


직접 네트워크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통신사업자들의 핵심 사업인 음성통화는 아마존이 제공할 수 있는 매우 유력한 서비스입니다. 이미 집 안에 여러 대의 에코를 놓고 인터폰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거나 외부와 통화 가능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아마존이 에코와 같은 알렉사 지원 단말을 통해 음성통화를 지원하는 것과 관련된 특허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먼저 이용자는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렉사 단말과 연동시켜놔야 합니다. 이후 목소리를 통해 인증받은 유저는 전화가 오면 집 안에 있는 어떠한 알렉사 단말에서도 호(call)을 전달하여 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을 연동해 알렉사 단말로 음성 통화

이 서비스는 휴대폰으로 이루어지는 통화를 단순히 전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미 스카이프와 같은 VoIP(Voice over IP) 서비스들이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존이 자체적인 VoIP 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마존 계정을 갖고 있는 유저들이 쉽게 통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지요. 지난 번 글에서 아마존이 게임 사업을 위해 Curse라는 업체를 인수했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Curse는 VoIP 기술도 갖고 있으며, 이미 여러 온라인 게임 유저들이 이를 활용 중입니다. 그리고 트위치를 통해 VoIP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 기능이 있는 에코의 새로운 버전을 선보일 것이라는 소문이 커지고 있는데, 음성 또는 터치를 통해 수신자를 골라서 음성 통화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영상통화도 가능하겠죠. 특히 영상통화의 경우 아마존을 통해 물건을 파는 판매상들과의 통화를 통해 뭔가 문의하거나 설명을 듣는 용도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일 아마존이 VoIP를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는 아마존 모바일앱에도 바로 적용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통신사업자들이 아직은 강점을 갖고 있는 통화 서비스에도 아마존이 공세를 취하는 모습이 됩니다. 물론 통신사업자들은 음성 서비스에 QoS를 보장할 수 있고, 이미 국내외에서 음성 무제한 요금제가 활성화되어 그 효과가 크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음성통화가 단순히 말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가 서비스와 쉽게 접목될 수 있는 서비스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마존의 공세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제 국내로 시야를 돌려볼까요? 이미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한 업체는 SKT와 KT입니다. 이들이 각각의 스피커에서 음성통화 (연계) 기능을 제공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카카오가 제공할 스피커에 관심이 갑니다. 이미 음성을 통해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메시지만으로 끝날까요? 이미 카카오톡을 제공하고 있지요. 카카오가 자기 단말을 통해 음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마 선택지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누구에게 전화해줘~라고 말하면 카카오톡으로 전화할까요, 아니면 일반 전화로 연결할까요? 하고 말이죠. 카카오뿐 아니라 네이버도 가능합니다만... 네이버는 메신저 경쟁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아마존 이야기하다가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진행이 되었네요. 암튼,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이고, 실제로는 통신사업자들이 상당기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통신 서비스가 반드시 통신사업자들만이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알아두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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