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게임/트위치/게임스튜디오] 비디오 게임에서도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아마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마존은 이미 자체적인 개발조직을 만들고 게임을 출시하는 등 게임 산업에 이미 발을 들여놓은 '비디오 게임' 업체입니다. 그리고 업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유명 인사들을 영입하거나 유력 업체와의 협력을 늘리면서 조금씩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게임 산업에서도 '다크호스'입니다.

아마존은 이미 자체 개발을 위한 게임 스튜디오를 운영중이다!


아마존의 게임 사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2014년부터 시작한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Amazon Game Studio)'를 알아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 위키피디아에 설명되어 있는 것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는 2014년 시작되었는데, Far Cry 2와 System Shock 2 개발에 참여했으며 유명 게임인 포털(Portal)을 개발한 비디오 게임 디자이너 Kim Swift를 영입했다. (2017년 1월 EA로 이직)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는 5~30명으로 구성된 개발팀을 꾸려 '창의성'과 '장인정신(craftsmanship)'을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을 12~18개월에 걸쳐 개발하는데, 유아용 게임에서 하드코어 게이머를 겨냥한 작품까지 다양하게 취급한다. PC용 게임을 주로 개발하지만 몇몇 모바일 게임의 퍼블리싱도 진행한 바 있다. 
2016년 9월 TwitchCon에서 Breakaway, Crucible, New World라는 3종의 PC 게임을 최초로 공개했다. 
현재 샌디에고, 시애틀, 오렌지카운티에서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아마존의 자체 PC 게임 3종

즉,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는 자체 개발인력을 보유해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다른 게임업체의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7년 들어 아마존이 게임 개발 능력을 확 키우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먼저, 지난 2월 샌디에고에 새롭게 게임 스튜디오 사무실을 개설하면서 EverQuest 게임의 공동제작자였던 John Smedley를 영입하고 비밀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힙니다.

지난 4월 초에는 아마존이 소니와 EA 등에서 전문가들을 고용했는데, 새롭게 100여명에 이르는 인력을 채용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5월 3일 아마존이 Need for Speed 개발을 담당했던 Craig Sullivan을 게임 스튜디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고용한 사실이 추가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마찬가지로 인기있었던 자동차경주 게임인 Burnout 시리즈 개발에도 참여했었습니다.

Need for Speed 2015의 PS 버전 스크린샷

이처럼 유명 인사들을 속속 영입하고 인력도 늘이면서, 아마존이 선보일 게임들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질 수 있겠지요. 왜 아마존이 게임을 개발할까????

아마존이 왜 게임 사업에 뛰어들지?


아마존은 이미 온라인 커머스 사이트를 통해 게임 패키지와 다양한 게임용 액세서리를 유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힘들게 개발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게임 개발에 나서는 것일까요? 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다음과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아마존 게임 스튜디오가 스스로 'Sandbox for Innovation'이라고 밝힌 것에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트위치(Twitch), 럼버야드(Lumberyard), AWS, Curse가 포함됩니다.



트위치는 잘 아시다시피 세계 최대의 게임 특화 OTT 서비스입니다. 럼버야드는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그래픽 엔진이죠. (참고글: 빠르게 진화하는 게임 엔진! 아마존의 비밀 무기 '럼버야드'). AWS는 설명을 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고요, Curse는 지난 해 8월 트위치가 인수한 일종의 게임 커뮤니티입니다.

2006년 창업한 Curse는 65개의 게임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직 게임에 특화된 뉴스, 가이드, 툴, 온라인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월 이용자 수는 3천만명에 달하며 6천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 Fortune, 2016년 8월

이 점에서 아마존은 게임 개발사를 위한 개발 툴, 리소스, 마케팅, 고객지원 등에 대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자체 게임 개발은 그 자체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수익원이 되지만 이를 통해 개발하는 여러 개발 관련 솔루션과 아마존의 기술을 퍼트릴 수 있는 일종의 유인재로도 역할을 합니다.

아마존이 게임 사업을 강화하는 목적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은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그 자체로 수익화

말 그대로 게임 매출입니다. 타 사의 게임을 유통해서 수수료를 얻는 것도 있고, 직접 개발한 게임을 판매해서 얻는 매출도 있습니다. 아마존은 이미 온라인 커머스 사이트는 물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위한 앱스토어도 운영 중입니다.


2. 트위치 사업 강화

최근 여러 장르로 동영상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지만 트위치는 이미 세계 최대의 게임 특화 OTT 서비스입니다.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트위치를 통해 방송된 실시간 스트리밍의 시청시간은 2,920억 시간이며,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는 220만명 수준입니다.

https://goo.gl/Fc9a13

게임 OTT라는 것은 게임업체에게는 엄청난 규모의, 그리고 이용자들이 스스로 나서서 홍보해주는 마케팅 채널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게임 방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트위치의 인기는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미 다수의 게임 개발업체들이 트위치를 통한 e스포츠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트위치의 시청자 증가는 아마존에게 직접적으로 매출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이미 트위치는 스트리머들이 특정 게임을 광고하여 판매를 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방송을 보던 시청자가 게임을 사면 개발사가 70%, 스트리머가 5%를 가져갑니다. 아마존(트위치)는 게임 구매자에게 'Twitch Crate'라는 혜택도 제공하게 되는데, 트위치 사이트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과 뱃지, 가상화폐 Bits 중에서 랜덤으로 받게 됩니다.

바로 전의 글에서 아마존이 에코와 같은 홈단말을 통해 구글의 검색 사업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제는 트위치를 통해 거대 게임 유통 서비스인 Valve의 Steam마저 위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게임과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관계되는 동영상 광고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겠네요.


3. AWS 매출 증가

게임업체들은 개발과 운영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서버 등 인프라를 갖추어야 하는데, IaaS와 PaaS 등 클라우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그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아마존은 이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업체입니다.


아마존은 AWS 매출과 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해 게임 개발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미 개발사들을 위해 'GameLift'라는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AWS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아마존은 게임 개발엔진인 Lumberyard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개발사들이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AWS를 이용해야 합니다. 어짜피 AWS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아마존이 무료로 게임엔진까지 제공한다? 개발사로서는 확 끌리는 조건입니다.

그리고 이 점에서 아마존의 자체 게임 개발과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존은 수준 높은 게임 개발을 위해 필요한 게임엔진과 같은 여러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적용하고 이의 개방을 통해서 다른 개발업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드웨어 부품이나 솔루션 업체들이 자신의 제품을 어필하기 위해 '레퍼런스 제품'을 공개하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AWS, 그리고 럼버야드를 통해서 이런 게임을 만들 수 있고, 운영도 쉬워~ 너네도 한번 써봐~~"


4. 콘솔 사업?

아마존이 직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단말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을 생각해볼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그리고 최근 닌텐도의 스위치 등이 장악하고 있는 이 시장에 직접적으로 진입해서 자리를 잡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전용 콘솔 사업을 위해서는 독점 게임도 중요한데, 아마존이 직접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다른 독점 게임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자체 단말을 이미 보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파이어tv와 파이어태블릿이죠. 아마존은 이미 파이러tv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게임 콘트롤러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콘트롤러를 통해 음성 검색도 가능합니다.

아마존의 게임 콘트롤러.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긴 한데..

영향력이 굉장히 적긴 하지만 아마존이 이미 콘솔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클라우드 기반의 주문형 게임(GoD, Game on Demand) 사업을 할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주문형 게임 서비스는 많은 업체들이 시도했지만, 좀처럼 인기를 끌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5. 가입형 서비스

제가 게임과 관련해 아마존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마지막 항목은 월정액 기반의 가입형(subscription) 서비스입니다. 아마존은 이미 Amazon Video를 프라임 회원에게 혜택으로 주던 것에서 벗어나 월정액 기반의 상품으로도 출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아마존은 일회성 구매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가입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월 19.99달러의 'STEM'이라고 하는 아동 대상 장난감 대여 서비스를 출시했고, 최근에는 월정액 기반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및 O2O 서비스를 아마존을 통해 검색/확인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Subscribe with Amazon'을 런칭했습니다.

이 같은 가입형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정기적으로 아마존을 이용하게 함으로써 부대적인 상품 구입이나 서비스 이용 같은 효과를 거두게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입자를 묶어두는 역할이 큽니다. Lock-in이라고 부르지요.

이 같은 가입형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아마존이 향후 월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입형 게임 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을 생각해봅니다. 한달에 얼마를 내고 지원되는 여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미 여러 업체에 의해 시도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VR단말인 Vive를 제공하는 HTC도 월 6.99달러에 매달 5개의 게임을 선택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Viveport'를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초 출시되었는데, 지원되는 게임은 총 50여개입니다.

Vive에서 이런 게임을 월정액으로~~ (https://goo.gl/qUmGDs)


여러 사업 영역에 걸친 아마존의 공통된 전략 : 개방과 자체 상품 병행


아마존은 커머스에서 시작해 OTT와 홈단말(에코) 등으로 꾸준히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고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아마존의 사업확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전략이 있습니다. 바로 개방과 자체 상품의 병행입니다.

개방을 통해 공급자와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키고 생태계를 키웁니다. 그리고 자체 상품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추가 혜택을 주고 만족도를 높입니다. 이 중간에 자체 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습득한 노하우와 기술, 솔루션도 개방해서 공급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상품을 만들고 아마존에게 더 종속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커머스를 볼까요? 아마존은 다른 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판매(유통)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아마존이 직접 선별한 제품도 있지만 누구라도 쉽게 아마존을 통해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했지요. 그리고 요즘에는 PB(Private Brand) 상품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이 상품 전달을 위해 구축한 물류/배송 인프라도 점차 개방하고 있습니다.

OTT는 어떨까요? 아마존은 전문 미디어 업체들이 제작한 동영상을 유통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습니다. 또한, 전문적인 미디어 업체들은 물론 MCN이나 개인 크리에이터들도 쉽게 아마존을 통해 동영상을 유통하고 돈을 벌 수 있도록 개방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동영상 제작업체를 위한 툴을 제공하기 위해 Thinkbox와 같은 업체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에코/알렉사는 시작점은 약간 다르지만, 큰 틀에서 방향성은 같습니다. 자체 단말을 통해 알렉사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알렉사를 위한 스킬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에코에서 이용되는 몇몇 기술들을 다른 단말 업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습니다.

즉, 아마존은 (약간 전문적인 용어를 써서) 양면시장(two-sided market)에서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 주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데, 선순환 구조를 더 견고하게 만드는 요소로서 자체 제품과 솔루션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선순환 구조는 기존의 사업영역을 넘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은 물론 초기 고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아마존이 무서운 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으며, 언제까지나 이용될 수 밖에 없는 '커머스'라는 서비스를 장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금력과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뒤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 ICT 업계에서 서로 다른 영역에 속해 있던 많은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아마존을 경계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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